JACKSOL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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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셉맵을 만드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입니다. 매번 같은 플레이를 유도하는 맵을 만드는 것보다, 색다른 맵을 만드는 과정은 다르기 때문이죠. 이를테면 유즈맵을 만들 때나 손대는 데이터 값이나 트리거를 사용하여 만드는데 이 두 가지를 이용하면 기존 밀리맵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컨셉맵을 만들 때 일등공신인 ‘데이터’와 ‘트리거’는 양날의 검입니다. 잘못 사용하면 더 이상 밀리맵이 아니며, 재미를 반감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신중하게 써야 하는 부분이고 특히나 경우의 수를 잘 생각하여 특정 상황에서도 버그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컨셉맵의 제작과정은 보통의 맵보다 더 험난합니다.


그래도 저희는 컨셉맵을 만듭니다. 재미있고 색다른 경기를 보고 싶으니까요.



#1 Arkanoid v2

언제나 그랬듯이 신규맵이 공개되면 반응들은 극과 극입니다. ‘재미있는 경기가 많이 나올 것 같다’와 ‘망할 것 같다’입니다. 재미있게도 제작자 역시 컨셉맵은 ‘모 아니면 도’라고 생각합니다. 대박이 나오면 정말 좋은 것이고, 아니면 쪽박입니다. 공식맵 리스트가 총 6개라면 1개에는 색다른 것을 위해 올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제작 과정을 ‘모 아니면 도’로 하지는 않습니다. 컨셉맵 제작 시에는 몇 배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신중하게 제작합니다.


재작년에 알카노이드를 제작할 때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왜 이전 브루드워부터 지금까지 스타크래프트에는 파괴하는 오브젝트만 있고 생성되는 오브젝트는 없지?’(그때는 군단의 심장이 아닌, 자유의 날개 후반이었습니다) 그 이후 군단의 심장이 나오니 신기하게도 오브젝트를 생성하는 ‘바위탑’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에 곧 바위탑을 이용하여 새로운 맵을 만들어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소스는 ‘바위탑’이지만 이제 이 소스를 어떤 식으로 이용해야 재미있는 맵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뒤이어 맵을 제작할 당시에 보드게임을 재미있게 해서 그런지 인터넷에 ‘보드게임’을 검색하니 ‘쿼리도(Quoridor)’가 나옵니다.

 


쿼리도의 게임방식은 벽(Wall)을 이용하여 상대방이 목적지(처음 말이 시작하는 곳에서 반대편 위치)까지 도달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자신의 말을 목적지까지 도달시키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 방식은 곧바로 맵의 아이디어가 됩니다. ‘바위탑’은 상대방을 원활하게 플레이 할 수 없도록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용 할 수 있는 벽을 의미하고, 말은 곧 플레이어의 유닛들이 됩니다.

알카노이드는 수비범위가 상상이상으로 넓고 멀티를 쉽게 가져갈 수 있는 구성이었습니다. 또한 18분이 되면 모든 바위가 파괴되는 등 보통의 맵에서는 언밸런스가 반드시 나올 구성입니다. 하지만 신중한 조율을 한 결과, 이런 식의 맵도 스타크래프트2에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파격적이나, 알카노이드보다는 조금 보수적인 ‘미로’는 자원배치와 멀티 구성은 기존의 맵과 구성이 비슷합니다. 하지만 알카노이드와 다르게 미로에서는 플레이어가 전장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원하는 길을 막고 뚫어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게임 할 수 있다는 커스텀마이징(Customizing)이 주가 된 맵입니다.



#2 How To Play?

이 맵은 보통맵이 아닌 컨셉맵입니다. 컨셉맵의 플레이를 위한 ‘가이드 라인’이 있다면, 플레이어들은 ‘가이드 라인’을 인지하고 플레이 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유는 해당 맵의 특징을 잘 인지하고 있다면, 상대방 보다 먼저 유리한 고지에서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몇 가지 예로 ‘알카노이드(Arkanoid)’에서는 모든 길이 바위로 막혀있어 초반에 안정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초반에 중장갑 추가 데미지를 주는 병력을 모아 바위를 파괴하면서 전진하면, 부유한 플레이를 하는 상대방을 넉 다운(knock down)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네오 플레닛 S(Neo Planet S)’와 ‘아웃 복서(Out Boxer)’에서는 도넛형 전장을 이용하여 정면 싸움을 피하고 반대편 길을 이용한 우회를 통해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 드는 게임 방법이 있습니다.


그럼 ‘미로(Maze)’에서는 어떤 가이드 라인이 있을까요? 알려드리기에 앞서 이 맵에서 나오는 오브젝트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자세한 값은 아래와 같습니다.

기존 래더에서 볼 수 있는 오브텍트이지만 밸런스 조절을 위해 일부 값이 바뀌었습니다. 모든 오브젝트의 방어력은 3에서 1로, 바위의 체력은 2,000에서 1,200으로 그리고 잔해는 2,000에서 5,000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위 오브젝트의 값은 ‘알카노이드(Arkanoid)’ 제작 시에 테스트하여 정해진 값입니다. 게임 플레이를 하면 기초 병력이 되는 유닛이 있는데, 저그는 저글링, 테란은 해병과 불곰, 프로토스는 광전사와 추적자 입니다. 테란과 프로토스는 중장갑 추가 데미지를 주는 병력이 있는 반면, 저그는 저글링 밖에 없기에 오브젝트를 파괴하는데 타종족보다 불리함이 있습니다.


또한 근접공격에 공격력이 약한 저글링은 바위를 공격할 때, 일정 수의 저글링만 바위를 때릴 수 있습니다. 이런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방어력을 1로 조절하였고, 바위의 체력은 여러 값을 테스트 하여 1,200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잔해는 바위와 다르게 일부 지역에만 배치된 오브젝트인데, 초 중반에 쉽게 뚫려서는 안될 지역에 주로 배치된 오브젝트이기 때문에 체력을 5,000으로 지정해주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떤 오브젝트가 있고, 어떤 이유에 의해 체력과 방어력이 조절되었는지 알게 되었는데요, #3에서 어떻게 플레이 해야 하는지 보다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3 IF

IF는 일상 생활에서도 많이 쓰이는 말이고, 프로그래밍에서도 많이 쓰입니다. 저 역시 맵을 만들 때 이런 조건을 이용하여 제작합니다. 가장 보편적인 예로 ‘A 멀티는 앞마당과 가까우니 방어는 어렵게, B멀티는 앞마당과 거리가 있으니 방어가 쉽게’가 있습니다.


이번 미로에서 선보이는 ‘바위탑’은 유저 분들에게 익숙하지만, 이 바위탑에도 재미있는 조건이 숨어 있습니다. 이 조건은 이번 신규맵 ‘미로(Maze)’뿐만 아니라 스타크래프트2의 모든 맵에 있는 바위탑도 동일합니다. 그래서 이 조건들을 한눈에 보기 쉽게 플로우 차트로 한번 정리해 보았는데요, 게임 이미지와 함께 보고 싶으시다면 하단 링크를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http://www.playxp.com/sc2/swarm_heart/view.php?article_id=4137618&search=3&search_pos=&q=

바위탑뿐만 아니라 각 스타팅 위치에 따른 게임에서도 조건을 따져 보았습니다. 4인용 맵 특성상 모든 스타팅에서 동등한 조건을 가지고 게임을 할 수 없지만, 맵제작자는 이 불합리한 조건을 어느 정도 조율 시켜줄 목적이 있습니다.


- 가로 스타팅일 경우

‘가로 스타팅 게임’에서는 공중상의 거리가 매우 가깝습니다. 지상간의 거리는 처음에 바위로 막혀있어 상당히 멀지만, 노란색으로 칠해진 잔해(체력 5,000, 방어력 1)가 부셔지면 가까워지기 때문에 가로 스타팅 게임에서는 만일에 대비하여 병력 중심의 운영으로 플레이 해야 합니다. 또는 해당 맵에 위치한 다수의 바위탑을 이용하여 상대방이 자신의 기지까지 오는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앞마당을 확보한 뒤, 가장 가까운 멀티(6시)를 가져갈 수도 있으며, 바위탑을 부셔 정면을 수비적으로 만든 뒤에 폐쇄되어 있는 멀티(3, 9시)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혹은 아예 앞마당을 폐쇄적으로 만들고 본진 뒷길을 파괴하여 3시, 9시를 쉽고 빠르게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또한 3시, 9시를 확보하게 되면 그 다음 멀티(2, 10시)를 가져가기 쉬운 구성이 되기 때문에 정면에 집중하면서 운영게임을 꾀할 수 있습니다.


병력에 있어서는 가까운 공중상의 거리를 이용하여 스카이 류의 게임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바위탑을 이용한 손쉬운 수비를 이용하여 폭풍함 기반의 스카이 토스가 기대됩니다.


[요약] : 가까운 동선으로 인한 병력 위주의 싸움 전개



- 세로 스타팅일 경우

‘세로 스타팅 게임’에서는 초 중반 게임 흐름은 타 래더맵과 동일하게 흘러갑니다. 다만 조금 더 가깝고 수비가 쉬운 제 2멀티가 있어 부유하고 운영을 꾀할 수 있는 환경이 충족됩니다.


하지만 제 2멀티 이후에 멀티를 확보하려면 상대방 기지와는 가깝지만 바위로 막혀있어 비교적 안전한 9시를 확보하거나, 긴 벽으로 가로막힌 곳을 돌아 타 스타팅에 위치한 제 2멀티를 먹어야 합니다. 가로 스타팅 게임과는 다르게, 초반에는 안정적이지만 후반에는 비교적 확보하긴 힘든 멀티가 있어 상대방의 눈치를 잘 살펴서 멀티를 가져가야 합니다.


[요약] : 초 중반의 손쉬운 운영형 싸움 이후 후반 멀티 확보를 위한 눈치싸움 전개



- 대각 스타팅일 경우

‘대각 스타팅 게임’은 ‘가로 스타팅 게임’과 ‘세로 스타팅 게임’에서의 특징이 합쳐져 있어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게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타이밍이면 타이밍, 운영이면 운영이 가능하며 경우에 따라서 바위탑을 이용하여 수비적 플레이를 통해 고테크 유닛싸움으로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요약] : 플레이어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는 게임 유도 가능



#4 마치며.

이번 칼럼을 ‘가이드 북’이라고 지칭했지만, 사실 이 ‘가이드 북’ 은 미완성입니다. 나머지 가이드 라인은 선수들이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여담으로 한동안 맵 제작에 좀 시무룩 해있었는데 ‘아웃 복서(Out Boxer)’에서 좋은 경기가 나오고 난 뒤, 커뮤니티에서 좋은 맵이라고 올라오는 글을 보니 저도 모르게 너무 기뻤습니다. 나이가 먹더라도 칭찬받는게 좋은건 불변이 없네요. (한때, 공식맵 제작자들 사이에서 ‘맵 제작자’를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에 비유하곤 했습니다. 잘하면 그만, 못하면 욕먹기 ㅋㅋ)


조만간 또 다른 칼럼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ritten by Jacky (Geun ho Park)
Presented by Mapdori Map Architect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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